30회차 · 하루 한 편
30일 글쓰기 챌린지
매일 쓰고 싶은데 뭘 쓸지 모를 때 쓰는 30회차 코스예요. 글감 목록이 아니라 순서가 있는 커리큘럼이에요 - 감각으로 시작해 기억, 인물, 구조 순으로 근육이 붙어요. 각 회차에는 글감보다 제약이 먼저인데, 훈련이 되게 하는 건 무엇을 쓰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금지하느냐이기 때문이에요.
먼저, 규칙 네 가지
- 01못 쓴 날은 건너뛴다
- 다음 날 두 편 쓰기는 하지 않는다. 밀린 것을 몰아 쓰게 두면 사흘 안에 무너진다. 이 코스는 날짜가 아니라 순서로 진행한다 - 사흘을 빠져도 12번째가 그대로 기다린다.
- 02제약이 본체다
- 글감은 아무나 줄 수 있다. 훈련이 되게 하는 건 금지 조건 쪽이다. 글감이 마음에 안 들어도 제약만은 지킨다.
- 03발행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 훈련이 목적이면 독자를 의식하는 순간 안전한 글만 나온다. 21·27·29번째 정도가 나중에 다듬어 내보낼 후보다.
- 0425분, 같은 자리에서
- 권장 분량은 대개 800~1,200자다. 완주율을 정하는 건 글감이 아니라 시간과 자리의 반복이다.
30회차 전문
감각1-7
문장을 구체로 만든다. 꾸미는 말을 막고 명사와 동사로 버티는 연습.
1번째. 오늘 아침의 첫 5분약 800자
형용사와 부사를 한 개도 쓰지 않는다. 명사와 동사만으로.
구체성은 꾸미는 말이 아니라 고른 명사와 정확한 동사에서 나온다. 꾸밈말을 막으면 그걸 쓸 수밖에 없다.
2번째. 자주 가는 장소 한 곳약 1,000자
시각을 뺀다. 소리·냄새·촉감·맛으로만 그 공간을 세운다.
묘사는 거의 언제나 눈으로만 이루어진다. 나머지 감각은 쓰지 않아서 무딘 것이지 없는 게 아니다.
3번째. 손에 오래 쥐고 있던 물건 하나약 1,000자
물건 얘기만 한다. 애착·추억 같은 감정어는 금지. 다 읽고 나면 주인이 보이게.
사물로 사람을 말하는 것이 소설의 기본 동작이다. 감정을 직접 말하면 그 동작을 건너뛰게 된다.
4번째. 창밖 3분약 800자
현재형으로, 카메라처럼. 해석하거나 판단하는 문장은 0개.
본 것과 생각한 것을 분리하는 훈련이다. 둘이 섞이면 독자는 장면 대신 결론을 받는다.
5번째. 어제 먹은 것약 800자
맛있다·좋다·별로다 같은 평가어 금지. 비유는 세 개 이상.
평가어는 감각을 요약해 버린다. 요약을 막으면 비유를 찾아야 하고, 비유를 찾는 게 감각을 언어로 바꾸는 일이다.
6번째. 낯선 사람 한 명 (카페든 지하철이든)약 1,000자
외양 세 문장까지만 사실로 쓰고, 나머지는 그 사람의 하루를 지어낸다.
사실과 허구가 이어붙는 지점을 손으로 느껴보는 날이다. 관찰이 어디서 이야기로 넘어가는지 알아야 둘을 섞을 수 있다.
7번째. 1~6번째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하나씩 뽑아 한 편으로 잇는다약 1,000자
완성한 뒤 전체 분량의 30%를 삭제한다.
이번 주 훈련은 잇는 게 아니라 줄이는 쪽이다. 무엇을 버릴 수 있는지 아는 것이 문장력의 절반이다.
기억8-14
에세이의 재료를 캔다. 해명과 감정어를 떼면 장면이 남는다.
8번째. 가장 오래된 기억약 1,000자
기억나는 것만 쓴다. 모르는 부분은 지어내지 말고 「모른다」고 적는다.
에세이의 신뢰는 정확도가 아니라 정직함에서 온다. 빈칸을 메우지 않고 두는 문장이 오히려 강하다.
9번째. 부끄러웠던 순간약 1,000자
변명하거나 해명하는 문장 금지. 장면으로만 보여준다.
부끄러운 기억은 거의 반사적으로 해명이 붙는다. 해명을 떼면 남는 게 장면이고, 독자가 읽는 건 그쪽이다.
10번째. 나를 바꾼 한 문장 (책이든 누가 한 말이든)약 1,000자
그 문장을 만나기 전의 나와 후의 나를 각각 한 장면씩.
변화를 설명하지 않고 두 장면의 차이로 보여주는 것 - 소설이 인물의 변화를 다루는 방식과 같다.
11번째. 잃어버린 것약 1,000자
슬픔·아쉬움·그리움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상실을 전한다.
감정의 이름을 부르면 독자는 그 이름만 받고 감정은 못 받는다. 이름을 막으면 상황으로 전할 수밖에 없다.
12번째. 열여덟의 나에게약 1,000자
편지 형식. 위로와 격려 금지, 지금 아는 사실만 건조하게 전달.
위로를 막으면 정말 할 말이 뭔지가 드러난다. 감상을 뺀 자리에 남는 것이 그 글의 알맹이다.
13번째. 자꾸 떠오르는 장면 하나 (반복되는 꿈이어도 좋다)약 800자
왜 그런지 설명하지 않는다. 이미지만 나열.
설명은 이미지를 죽인다. 이유를 못 대는 장면이 오래 남는다는 걸 직접 확인하는 날이다.
14번째. 8~13번째 중 하나를 골라 분량을 두 배로 늘린다약 2,000자
장면 하나와 대사 하나를 새로 넣는 방식으로만 늘린다. 설명으로 늘리면 실패.
글을 늘리는 방법은 두 가지뿐인데 하나는 글을 망친다.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몸으로 아는 게 이 회차의 전부다.
인물15-21
소설의 입구. 나 아닌 사람의 어휘로 말해 본다.
15번째. 나와 정반대인 사람 하나 만들기약 400자
인물 카드로 적는다 - 이름, 직업, 매일 하는 사소한 습관, 남에게 하는 거짓말 하나.
거짓말 한 줄이 인물을 세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숨기는지가 곧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다.
16번째. 그 인물의 평범한 오전약 1,000자
1인칭. 내 어휘가 아니라 그 사람의 어휘로만 쓴다.
시점은 카메라 위치가 아니라 어휘다. 내 말투가 새어 나오면 1인칭이 아니라 내 글에 가면을 씌운 것뿐이다.
17번째. 두 사람이 대화한다. 서로 다른 것을 원한다약 1,000자
대사 90%, 지문 최소. 「화가 나서」 「망설이며」 같은 감정 설명 금지.
대사는 정보 교환이 아니라 원하는 것들의 충돌이다. 지문으로 감정을 붙이면 대사가 일을 안 해도 되어버린다.
18번째. 인물이 처음으로 거짓말하는 장면약 1,000자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독자만 알게 한다.
독자가 인물보다 많이 아는 상태 - 긴장은 대부분 여기서 나온다. 정보를 누구에게 줄지 정하는 훈련이다.
19번째. 같은 사건을 두 인물의 시점으로 (각 400자)약 800자
사건은 동일. 무엇을 보고 무엇을 놓치는지가 달라야 한다.
시점을 바꾼다는 건 문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 **시야를 바꾸는** 것이다. 놓치는 것이 달라야 다른 시점이다.
20번째. 인물의 방약 1,000자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방만 묘사해서 그 사람을 설명한다.
3번째와 같은 근육을 인물에 쓴다. 사람 없이 사람을 그릴 수 있으면 있을 때는 훨씬 적게 써도 된다.
21번째. 이 인물로 짧은 소설 한 편약 2,000자
시작 - 사건 - 변화. 인물이 마지막에 조금이라도 달라져 있을 것.
앞의 여섯 회차가 재료였다. 재료를 이야기로 만드는 건 사건이 아니라 변화다.
구조22-28
장면을 이야기로 조립한다. 순서와 톤이 사건과 따로 논다는 것을 확인한다.
22번째. 마지막 문장부터 정하고 쓰기약 1,000자
결말 한 줄을 먼저 적어두고 거기로 걸어간다.
도착지를 알 때 문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한다. 늘 이렇게 쓸 필요는 없지만, 이 방식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르다.
23번째. 한 공간, 실시간, 두 사람약 1,000자
장소 이동 금지, 시간 점프 금지.
긴장이 없을 때 우리는 장면을 옮겨서 무마한다. 도망칠 곳을 없애면 긴장을 대사와 행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24번째. 무언가 부서지는 장면약 1,000자
부서지는 건 사물인데, 독자가 읽는 건 관계여야 한다.
사건과 의미를 겹쳐 놓는 훈련이다. 겹치지 않으면 사건은 그냥 사건이고 의미는 설명으로 붙어야 한다.
25번째. 뉴스 기사 한 줄을 첫 문장으로약 1,000자
기사에 없는 사람의 이야기로 이어간다.
사실에서 출발해 허구로 넘어가는 근육 - 6번째의 확장판이다. 기사가 다루지 않는 쪽에 이야기가 있다.
26번째. 침묵이 핵심인 장면약 800자
대사는 세 줄 이하.
17번째가 말로 밀었다면 여기선 말을 뺀다. 안 하는 말이 하는 말보다 크게 들리는 자리를 찾는 훈련이다.
27번째. 웃긴 장면을 쓰고, 같은 장면을 슬프게 다시 쓴다약 1,600자
사건은 그대로 둔다. 문장과 시선만 바꾼다.
톤이 사건과 별개로 움직인다는 걸 한 번 겪으면 다시는 잊지 않는다. 같은 재료로 다른 감정을 만드는 게 문체다.
28번째. 한 장면을 시간 역순으로 재배열약 1,000자
문장은 최대한 그대로 두고 순서만 뒤집는다.
어디서 정보를 주느냐가 이야기를 바꾼다. 같은 문장으로 다른 이야기가 되는 걸 눈으로 확인한다.
마무리29-30
30편을 돌아본다. 코스의 진짜 수확은 대개 여기서 나온다.
29번째. 「나는 자꾸 ___에 대해 쓴다」약 1,000자
앞의 28편을 훑고 반복되는 소재·감정·문장 습관을 하나 찾아 그것으로 한 편.
코스의 진짜 수확은 대개 여기서 나온다. 자기가 무엇에 끌리는지는 쓰기 전에는 알 수 없고, 28편이 쌓인 뒤에는 보인다.
30번째. 가장 마음에 든 한 편을 원고 안 보고 다시 쓰기약 1,000자
원문을 열지 않는다. 기억나는 대로만.
기억에 남은 것만 남는다. 남은 게 그 글의 뼈대이고, 사라진 것이 군더더기였다.
자주 묻는 질문
- 꼭 30일 연속으로 해야 하나요?
- 아니요. 이 코스는 날짜가 아니라 순서로 진행합니다. 사흘을 쉬어도 다음에 열면 그 다음 회차가 그대로 기다려요. 연속 기록을 세지 않는 이유는, 한 번 끊긴 기록이 그만둘 핑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 순서를 바꿔도 되나요?
- 바꿔도 되지만 권하지는 않아요. 감각 → 기억 → 인물 → 구조는 근육이 붙는 순서입니다. 앞의 회차가 뒤의 회차에서 재료로 쓰이는 자리도 있어요(15~20번째가 21번째의 재료입니다). 오늘 글감이 안 당기면 순서를 갈아엎기보다 그 하나만 뒤로 미루세요.
- 소설을 쓸 게 아니어도 도움이 되나요?
- 됩니다. 1~14번째는 에세이·기록 쪽 근육이에요. 구체적으로 쓰기, 감정어 없이 감정 전하기, 해명 없이 장면 보여주기는 어떤 글에서든 씁니다. 15번째부터가 소설 쪽입니다.
- 분량을 못 채우면요?
- 권장 분량은 기준이지 조건이 아닙니다. 제약을 지킨 500자가 제약을 어긴 2,000자보다 낫습니다.
오늘 1번째부터 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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